감사나눔 스토리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발로 찍는 현장이야기] 남현이가 소리를 만나는 방법

 

남현이가 소리를 만나는 방법


낚시놀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남현이와 엄마의 손


어제부터 지리한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쏟아지는 빗소리에 깜짝 놀라 창 밖을 보았습니다. 시끄럽던 재단 사무실 앞 공사장도 고요하고 내내 지저귀던 새들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하루 종일 초록 이파리에 떨어지는 물 소리만 그득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리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신생아 1000명중에 1~3명이 난청으로 태어납니다. 이 아이들은 처음부터 들을 수도, 그래서 말 할 수도 없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생후 첫 2년의 청각 발달은 말소리를 듣는 것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갓 태어난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난청이 있어도 빨리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BGF복지재단은 지난해부터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와 함께 청각 장애 아동의 인공와우수술 및 재활치료를 돕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만난 아이는 대구에 사는 남현이(가명)입니다. 3살인 남현이는 눈이 똘망똘망하고 움직임이 활발한 아이입니다. 남현이가 엄마 뱃속에 있던 시간은 25, 세상에 조금 먼저 나왔습니다. 태아 7개월쯤이면 청각이 발달해 엄마 목소리를 듣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현이는 잘 듣지 못했습니다.

 

남현이는 전신 마취를 하고 5시간이나 걸린 인공 달팽이관(와우) 이식 수술을 견뎌 냈습니다. 큰 수술을 벌써 두 번이나 지나왔지만 이번에도 잘 이겨내었습니다. 인공 달팽이관 이식 수술은 난청이 발생한 환자가 보청기를 착용해도 청력이 나아지지 않을 때 인공 와우를 달팽이관에 이식하는 수술입니다. 보청기는 작게 들리는 소리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듣는데 도움을 주지만, 인공 와우는 달팽이관 내에 남아있는 신경을 직접 전기로 자극하여 대뇌 청각 중추에서 소리를 인지하는 방법으로 청력을 높여줍니다.

 

남현이는 수술 후에도 맵핑(mapping)이라는 조율 과정과 언어 치료로 재활해 나갈 것입니다. 남현이의 소리를 만드는 데 남현이 자신뿐만 아니라 의사선생님, 간호사님, 청각 언어연구원장님, 사랑의달팽이 담당자님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든든한 비빌 언덕은 남현이의 엄마, 아빠이지요.

 

남현이의 아버지께서 아빠소리를 들으실 날이 기다려집니다. 울지도 웃지도 않던 남현이가 머지않아 이거 싫어” “이게 좋아할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남현이네 가정이 남현이가 쫑알쫑알 이야기하는 소리로 가득 차길 응원합니다. 한참 이어질 장맛비 소리처럼요.

 

<사업소개>

BGF복지재단은 2017년부터 청각장애 아동을 지원합니다. BGF 그룹의 임직원 2,000여명이 매월 급여 일부를 기부한 기금에 BGF복지재단이 재원을 더해 마련한 “BGF 사랑의 소리기금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상자 선정 등의 사업 과정은 소외된 청각장애인에게 잃어버린 희망과 꿈을 선물하는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알림>

본 게시글의 아동 사진과 아동 이름은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 라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2016)” 에 따라 별도의 촬영 연출 없이, 사전에 보호자의 촬영 동의를 구하고,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